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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가로글씨 독본

 

로마 문자인 듯, 러시아 문자인 듯… 언뜻 외국어 교과서로 보이는 이 책의 텍스트를 잘 살펴보면 한글을 로마자처럼 개조한 형태임을 알 수 있다. 

해방 직후 미군정에서 내린 교육정책으로 한자 폐지와 한글 가로쓰기에 관한 안이 발표된다. 여기서 말하는 가로쓰기란 요즘 말하는 가로쓰기가 아니라 한글의 자음 모음을 조합하지 않고 모두 풀어 로마자처럼 나열해 쓰자는 안이었는데, 엄밀히 말하면 이러한 제안 들은 미군정의 아이디어가 아니라 조선어 학회가 미군정에 제시한 안건을 미군정이 그대로 통과시킨 것이었다.

이러한 사용법이 정착되지는 못했지만, 한동안 본격적인 연구가 진행되었다. 이 책은 풀어 쓴 한글을 사용하는 방식을 설명한 책이다. 학회에서는 로마 문자를 의식한 것이 아니라 하지만, 이탤릭까지 갖추고 있다. 어쨌건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한글도 창제 당시의 모습은 아니니 역사상에 있었던 이러한 제안 들을 비판할 수만은 없지만, 기본 원리를 무시한 한글이 그다지 아름답게 보이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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