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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ul Rand: A Designer's
Yale University Press에서 발간한 폴랜드의 작품집으로 포스터, 북 디자인, 패키지, 광고 등등 다양한 작업을 소개한 이 책은 그의 디자인 철학을 담은 자서전이자 그래픽디자인 지침서다. 책에서 소개되는 그의 작품에는 눈의 즐거움을 넘어 지능적인 미감이 있다. 마치 한자 음, 훈의 성격을 조작해서 말에 뼈를 담는 선비들의 시와도 같다.
책에서 다루어지는 타이포그라피의 컨트롤, 인쇄의 디테일 역시 유독 눈에 띈다. 왼쪽 정렬 중 이렇게 단락의 실루엣이 일정한 조판을 본적이 없다(행을 나누는 하이픈이 많기는 하지만, 영문의 좁은 단락에서 하이픈은 피할 수 없다). 또 그레이(gray)를 블랙의 톤 차이가 아니라 정해진 별색으로 다룬 고집이 책의 설득력을 높인다. 실제로 이 책을 처음 봤을 때 먼저 느낀 매력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오묘한 그레이였다.
그러고 보니 나의 석사과정 입시 때 시험문제로 IBM 포스터와 리시츠키의 자화상이 출제됐었다. “두 작품의 제작 의도를 서술하시오” 지금 생각해보면 IBM의 포스터 문제는 거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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